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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영상 올린 '여행에미치다'⋯3년 이하의 징역? 아니, 아예 처벌 안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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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3.03.03 조회수 294회 연관 카메라촬영죄, 불법촬영물소지, 성폭력처벌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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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목장 여행 콘텐츠 올리며 성관계 영상도 함께 올려 논란
개정된 법에 따르면 '단순 소지'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벌금
하지만 '신법' 적용 안 되면 해당 사항 없어⋯'유포죄'도 과실은 처벌 안 해


지난 29일 오후 6시쯤. 1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여행에미치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발칵 뒤집혔다. 성관계 동영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사진이 묶여서 올라온 포스팅에 성관계 영상이 포함된 것이었다. 영상의 각도와 품질 등으로 볼 때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불법 촬영물로 의심됐다.

해당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대표는 "직접 촬영한 영상이 아니라 다운로드받은 영상"이라며 "운영 미숙"이라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은 엄청났다. 순식간에 수만명의 구독자가 빠져나간 것은 물론이고, 대표직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경찰도 내사에 들어가면서 당장이라도 엄청난 처벌이 이어질 것 같았다.

혐의를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증거까지 확실한 이번 사건. 하지만 변호사들은 의외의 견해를 밝혔다. "법원 판단에 따라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단순 소지'만으로도 3년 이하의 징역, 하지만 아예 적용 안 될 수도 있다? 

지난 5월 19일 정부는 성폭력처벌법의 형량을 대폭 강화한 개정 법률을 개정하고, 그 즉시 시행했다. 개정 법률은 보통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적응의 시간'을 갖는데, 이 법률은 즉각 효력을 부여한 것이다.

개정 법률은 불법촬영물을 단순히 소지하거나 시청⋅저장하기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만약 해당 영상이 불법촬영물이라면 이 죄에 당연히 해당할 것 같지만, 변호사들 의견은 갈렸다.

우리 형법은 '행위시법주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어떤 행위를 처벌할 때, 적발된 시점의 법령이 아니라 법을 어긴 당시의 법령을 적용한다는 원칙이다. 이런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법률사무소 봄온의 채우리 변호사는 "개정법률 시행 전에 영상을 다운로드해 소지하고 있었다면 소지죄 자체의 적용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대륜의 전희정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행위 자체는 이 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범행이 기수된 시점이 신법의 시행 이전이라면 소지죄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영상을 다운로드받은 시점이 쟁점이 될 수 있고, 구체적인 법원 판단에 따라 소지죄가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처벌될 수 있다"고 본 변호사도 있었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정 이후 대표가 계속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다면 개정 법률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고, 법무법인 태율의 조연빈 변호사도 "영상 자체는 과거에 얻었다고 하더라도, 소지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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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도 "시행 이전에 영상을 다운받았다고 하더라도, 소지죄의 계속범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법무법인 훈민의 민성욱 변호사도 "이 죄에 따라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형량 더 강한 '유포죄', 실수라면 처벌할 수 없다⋯법원도 고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
'여행에미치다' 측의 영상물 업로드가 문제가 된 건, 이곳의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곳이 운영하는 SNS의 계정의 팔로워는 100만명을 가볍게 넘긴다. 실제 문제의 영상이 올라온 인스타그램은 팔로워가 110만명이다.

다수의 사람에게 영상을 노출한 '여행에미치다' 측은 유포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가 적용되지 않을까? 변호사들은 "적용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조연빈 변호사는 "해당 영상물의 게시 행위에 관하여 고의가 없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을 적용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수로 업로드한 행위에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옥민석 변호사도 "불법촬영물을 실수로 게시한 것이라면 해당 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반포(유포)하겠다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는 고의범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막대한 팔로워를 보유한 상업적 목적의 계정에 이런 영상을 올렸다가는, 계정이 아예 정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험적⋅상식적으로 고의가 없었음을 법원이 인정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채우리 변호사는 "'고의성' 부분에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반포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과실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해당 법률에 의한 처벌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희정 변호사 역시 "성범죄의 경우 그 특성상 고의범을 처벌하고 있다"며 "과실에 의했다면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민성욱 변호사도 "실수로 업로드된 경우라면 반포죄 성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김익환 변호사 역시 "고의가 아니라 부주의로 올린 것에 불과하다면 유포죄는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사람들의 항의로 곧바로 삭제를 한 점 등으로 보아 유포에 대한 고의성이 부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처벌 안 될까? 변호사들 "고의 없어 처벌 안 될 듯"
성관계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으로만 처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보통신망법상에도 처벌 조항이 있다. 제44조의7 제1항 1호가 규정한 '소정의 음란한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ㆍ판매ㆍ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혐의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서도 조연빈 변호사는 "여기에 해당함은 분명하나, 이를 유통하려는 고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과실범 처벌 규정이 없는 한 현실적으로는 적용이 어려울 듯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조항은 고의로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를 처벌하는 조항인데, '여행에미치다' 측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실수로 올렸다"는 점이 인정되면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옥민석 변호사도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유포하겠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채우리 변호사 역시 "유포의 고의가 없는 것이 명확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처벌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희정 변호사도 역시 "과실범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어렵다"고 했다.

김익환 변호사와 민성욱 변호사도 "부주의에 의한 실수로 올린 것이 인정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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